인천에서 동탄까지 꽃바구니 하나 보내는 게 왜 이렇게 복잡했는지

인천에서 동탄까지 꽃바구니 하나 보내는 게 왜 이렇게 복잡했는지

갑자기 꽃바구니를 보내야 했던 이유

며칠 전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 지인이 동탄 쪽에서 하는 작은 전시회에 꽃을 좀 보내야 하는데, 미리 준비를 못 한 게 화근이었다. 평소라면 그냥 근처 꽃집에 가서 적당히 골랐을 텐데, 내 위치는 인천 송도였고 목적지는 동탄2신도시였다. 아침부터 부랴부랴 ‘근처 꽃가게’를 검색해봤지만, 막상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있는 곳은 거리가 너무 멀었다. 동탄 현지 꽃집에 전화해서 배달을 부탁하자니 꽃 상태를 직접 볼 수 없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일요일 오후라 문을 연 곳을 찾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천안아산꽃집이나 현리꽃집 같은 곳을 찾다가 포기하고, 결국 평소에 종종 이용하던 인천의 단골 꽃집에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은 흔쾌히 제작은 해주겠다고 하셨는데, 문제는 배송이었다. 송도에서 동탄까지, 꽃바구니를 그냥 택배로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라 퀵서비스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퀵서비스 견적을 받으면서 느낀 점

퀵서비스 어플을 깔고 다마스퀵 견적을 넣어봤다. ‘송도에서 동탄2신도시까지, 꽃바구니 하나 배송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어 올리니 몇 분 지나지 않아 알림이 울렸다. 5만 5천 원이라는 견적이 떴는데, 처음에는 이게 비싼 건지 싼 건지 감이 잘 안 왔다. 꽃바구니 자체 가격도 8만 원 정도였는데, 배송비로 5만 원이 넘게 나가려니 마음이 좀 쓰렸다. 그래도 기사님께 도착해서 상대방에게 직접 전달까지 부탁드려야 해서 어쩔 수 없는 비용이라고 스스로 합리화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동탄 현지에서 그냥 알아볼 걸 그랬나 싶기도 했다. 퀵 기사님께 전화가 와서 꽃 크기가 어느 정도냐, 쏟아지지는 않겠느냐 이것저것 물어보시는데 내가 직접 가져가는 게 아니라서 설명하기가 참 난감했다. 결국 ‘꽃이니까 부드럽게만 부탁드립니다’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꽃이 동탄으로 이동하는 시간의 불안함

오후 2시쯤 꽃집에서 꽃이 출발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때부터 괜히 마음이 불안했다. 인천에서 동탄이면 거리가 꽤 되는데, 중간에 길이 막히면 어쩌나, 날도 더운데 꽃이 시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업무 중에 계속 휴대폰 확인하느라 집중도 잘 안 됐다. 꽃집 사장님은 꽃바구니를 꼼꼼하게 포장했다고 하셨지만, 퀵 기사님의 운전 스타일은 알 수 없으니까 말이다. 예전에 한번 꽃을 보냈다가 형태가 다 무너져서 도착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약속된 시간보다 조금 더 걸린다는 기사님의 문자를 보고는 그냥 포기하고 기다렸다. 사실 이 꽃바구니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고민하나 싶으면서도, 막상 보냈으니 좋은 모습으로 도착하기만을 바랐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꽃바구니

오후 5시쯤이었나, 상대방에게서 꽃이 잘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다행히 꽃은 무사했고, 생각보다 크고 예뻐서 놀랐다는 말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배송비 5만 5천 원이 아깝다는 생각도 조금은 사라졌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가 처음에 너무 조급하게 생각해서 굳이 안 써도 될 에너지를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근처 꽃집을 미리 알아보고 예약했으면 퀵비도 아끼고 마음고생도 덜 했을 텐데. 송도에서 꽃바구니를 만들어 보낸 내 선택이 현명했는지, 아니면 그냥 동탄 근처 꽃집을 열심히 검색하는 게 나았을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어쨌든 결론은 꽃이 무사히 전달되었고, 나도 나름의 할 일을 마쳤다는 것 정도다.

다음에 또 꽃을 보낼 일이 생긴다면

이번 일을 겪고 나니 다음번에는 꽃을 보내야 할 일이 생기면 좀 더 차분해질 것 같다. 꽃바구니 하나 보내는 것도 이렇게 신경 쓸 게 많은데, 동양란이나 좀 더 무겁고 큰 식물을 보내야 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 걱정이다. 퀵서비스 어플을 지우지 않고 일단 놔두긴 했는데, 아마 다음에도 똑같은 상황이 오면 비슷한 고민을 하다가 결국 같은 방식으로 해결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간사해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결과가 괜찮으니 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이번엔 꽃이 예쁘게 도착했다고 하니 그걸로 된 걸까? 묘하게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게, 뭔가 해결은 되었는데 완벽하게 정리가 안 된 느낌이다.

댓글 4
  • 퀵서비스 기사님 운전 스타일이 신경 쓰이셨군요. 꽃이 시들까 봐 걱정하시는 마음 이해해요.

  • 송도에서 택배 대신 퀵서비스를 고려하는 과정이 흥미로웠어요. 꽃의 신선도를 위해 퀵서비스가 더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네요.

  • 꽃 크기가 얼마나 중요한 문제였는지, 생각만 해도 답답하네요. 혹시 다음에는 좀 더 꼼꼼하게 사이즈를 확인해야겠어요.

  • 퀵서비스 기사님께서 꽃 크기에 대해 너무 세세하게 물어보시는 게, 꽃바구니 자체가 손상될까 봐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굳이 그런 질문을 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