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이나 모임에서 마니또를 하게 되면 고민부터 앞서기 마련입니다. 예산은 보통 1만 원에서 3만 원 사이로 정해지는데, 이 금액대가 사실 가장 애매합니다. 너무 성의 없어 보여도 안 되고, 너무 고가면 받는 사람이 부담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최근 경험해 본 결과, 실용성이 없더라도 한 번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웃긴 선물’은 분위기를 띄우기엔 좋지만 뒤처리가 곤란한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장 무난하면서도 실패 확률이 낮은 것은 역시 소모품입니다. 필로우 미스트나 핸드크림은 향 취향을 타긴 하지만, 호불호가 비교적 적은 우디 계열이나 시트러스 계열을 선택하면 평타는 칩니다. 드라이플라워 꽃다발도 인기가 많은데, 먼지가 쌓이면 처치 곤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생화보다는 오래가지만, 결국은 폐기해야 하는 시점이 오기 때문에 받는 사람의 성향을 미리 파악해두면 좋습니다.
겨울철이나 실내 활동이 많은 곳이라면 담요나 요가 담요 같은 아이템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캠핑 전등 같은 감성 소품은 취미가 있는 사람들에겐 환영받지만, 캠핑을 전혀 안 하는 사람에겐 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30대 이상의 직장인들에게는 실용적인 것이 최고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가끔은 커피 기프티콘이나 간식 꾸러미처럼 바로 소비할 수 있는 것이 오히려 만족도가 높을 때가 많습니다.
마니또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게 쪽지 내용입니다. 너무 진지하면 서로 민망해질 수 있고, 너무 장난스러우면 예의 없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오늘 점심 맛있게 드세요’ 정도의 가벼운 문구부터 시작해 활동 기간 동안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는 게 좋습니다. 낯가림이 심한 상대라면 직접적인 대화보다는 쪽지로 은근슬쩍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 상대방도 부담 없이 반응해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어른들께 선물하는 상황이라면 조금 더 신중해야 합니다. 1000일 기념이나 커플 1주년 선물처럼 의미가 깊은 날과 달리, 마니또는 익명성이 기반이기에 너무 개인적인 취향이 강한 물건은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30대 와이프 생일 선물용으로 고민하는 분들이 종종 마니또 선물과 헷갈려 하는데, 마니또는 어디까지나 모임의 재미를 위한 것이지 선물의 본질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포장입니다. 내용물이 조금 저렴한 간식이나 실용품이라도 포장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훨씬 정성스럽게 느껴집니다. 다이소에서 파는 작은 종이 백이나 예쁜 스티커 하나가 선물 전체의 인상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너무 비싼 것을 사려고 애쓰기보다는, 그 가격대에서 상대방이 일상에서 한 번쯤은 써볼 만한 물건인지 고민해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핸드크림은 향에 민감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점, 특히 룸메이트가 겨울에 피부가 많이 건조해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