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장미를 구하러 굳이 봉담까지 다녀왔던 날

파란 장미를 구하러 굳이 봉담까지 다녀왔던 날

갑작스러운 파란 장미 검색

며칠 전부터 갑자기 파란 장미가 눈에 아른거렸다. 그냥 예뻐서 그런 건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선물할 일이 생겨서인지 명확하지 않았는데, 어쨌든 마음을 먹으니 파란색 꽃을 어디서 파는지 궁금해졌다. 보통 집 근처 꽃집에 가면 분홍색이나 빨간색, 하얀색 장미가 대부분이다. 파란 장미는 염색을 해야 해서 그런지 취급하지 않는 곳도 많고, 어쩌다 있으면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 주저하게 된다. 부평이나 분당 쪽에 있는 꽃집들을 몇 군데 기웃거리다가 결국 온라인으로 배송을 시켜볼까 고민했는데, 식물은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지 않으면 상태가 영 찜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봉담 화원 나들이가 준 의외의 번거로움

지인이 봉담 쪽에 괜찮은 화원이 있다고 귀띔을 해줬다. 삼구플라워나 부산꽃시장 같은 대형 도매시장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동네 꽃집보다는 구색이 갖춰져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주말 아침, 생각보다 차가 막혀서 한 시간 가까이 걸려 화성에 도착했다. 봉담 쪽은 차가 없으면 다니기가 참 애매한 곳이다. 내비게이션에 의지해서 겨우 도착한 화원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비닐하우스 형태의 화원 안은 습하고 더웠다. 흙냄새가 확 풍겨오는데, 이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옷에 냄새가 밸까 봐 조금 신경이 쓰였다. 결국 3만 5천 원 정도를 지불하고 파란 장미 몇 송이를 골랐다. 사실 이게 염색 꽃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 묘한 색감에 꽂혀서 지갑을 연 내가 좀 웃기기도 했다.

꽃다발을 들고 돌아오는 길의 미묘함

꽃을 사고 나오는데, 밖은 어느새 해가 조금 저물어가고 있었다. 들고 다니기 좋게 예쁘게 포장해주셨지만, 차 뒷좌석에 덩그러니 놓인 꽃다발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묘했다. 이게 뭐라고 내가 이렇게까지 고생을 했나 싶기도 하고, 막상 사놓으니 시들어버릴 걱정이 먼저 앞섰다. 청주나 익산 쪽에 사는 지인들은 동네 근처에서 적당히 사고 만다던데, 나는 왜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나 싶다. 파주 화원이나 부산 꽃도매처럼 좀 더 체계적인 곳을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으니, 결국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범위 내에서 움직였던 셈이다.

여전히 남은 아쉬움과 의문들

집에 와서 화병에 꽃을 꽂아두고 한참을 쳐다봤다. 불빛 아래서 보는 파란색은 낮에 화원에서 봤던 그 색감과는 또 달랐다. 살짝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구석도 있다. 이런 꽃을 대체 왜 찾았을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기엔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해서, 결국 거실 테이블 한구석에 혼자 두기로 했다. 꽃을 고를 때의 그 설렘은 어디로 가고, 지금은 그저 며칠 뒤면 시들 꽃을 걱정하는 상태가 되었다.

다음번에는 어떻게 할까

다음에 다시 꽃을 살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굳이 멀리까지 찾아가지 않을 것 같다. 그냥 가까운 꽃집에서 제일 상태 좋은 장미를 고르거나, 아니면 온라인으로 평점이 좋은 곳을 대충 골라 주문할지도 모른다. 이번처럼 작정하고 찾아다니는 건 생각보다 피로도가 높다. 그래도 꽃이 아주 안 예쁜 건 아니라서, 당분간은 이 푸른색을 보며 지낼 것 같다. 다만, 화원에서 봤던 다른 화려한 꽃들과 비교하면, 역시 파란색은 좀 어렵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뭔가 해결은 됐는데 개운하지 않은 이 느낌은 대체 뭘까. 어쨌든 내일은 물을 갈아주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댓글 2
  • 가까운 꽃집에서 사는 게 훨씬 편할 것 같아요. 특히 이렇게 먼 곳까지 찾아가는 건 정말 힘든 일이죠.

  • 비닐하우스에서 흙냄새 맡는 게 좀 신경 쓰이긴 했네요. 저도 가끔 그런 냄새에 민감해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