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꽃집 대신 퀵을 선택했던 이유
지인에게 축하할 일이 갑자기 생겼는데, 당장 내일 오전까지 꽃다발을 건네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평소라면 퇴근길에 회사 근처나 동네 꽃집에 들렀겠지만, 이번에는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꽃 배달은 미리 며칠 전에 예약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요즘은 앱을 켜면 퀵 서비스가 연동되어 당일 배송이 가능하다고 하니 세상 참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쿠팡이츠나 배달의민족 같은 배달 앱에서도 꽃 카테고리가 보이길래 처음에는 그걸로 해결할까 했다. 하지만 막상 주문하려니 사진으로만 봐서는 실제 꽃의 상태나 구성이 가늠되지 않아 고민이 깊어졌다.
퀵 배송 앱과 전문 꽃 배달 사이트 사이의 고민
배달 앱은 빠르긴 하지만 사진이랑 실물이 너무 다를까 봐 걱정이 앞섰다. 그래서 결국 인스타그램이나 커뮤니티에서 유명하다는 당일 배송 위주의 꽃 전문 플랫폼을 찾아보게 되었다. 6~8만 원 정도 하는 꽃다발 가격은 퀵 비용을 포함하면 꽤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원모먼트’ 같은 곳이 배송 포장이 깔끔하고 시들지 않게 특수 포장해 준다는 후기를 보고 혹하긴 했다. 하지만 배송 지역이 수원인데, 과연 서울에서 오는 것이 효율적인지 아니면 근처 업체를 찾는 게 나을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 결국 수원 지역 내에서 당일 퀵 배달을 해주는 개인 꽃집을 몇 군데 찾아 전화로 문의를 남겼다.
전화로 주문하면서 느낀 묘한 불편함
꽃집 사장님들은 대부분 바빠 보이셨다. ‘지금 주문하면 오늘 오후 5시 전에는 무조건 도착하나요?’라고 물었더니 ‘퀵 기사님 배정 상황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부분이 가장 불안했다. 직접 들고 가는 게 아니니 꽃이 퀵 오토바이 뒤에서 덜컹거리며 망가지지는 않을지, 혹은 배송 중에 꽃잎이 떨어지진 않을지 걱정이 됐다. 사실 꽃다발 퀵 배송은 배송비만 1만 5천 원에서 2만 원 가까이 추가되는데, 꽃값 자체도 비싼 편이라 총비용을 계산해보니 거의 10만 원 가까운 돈이 나가는 셈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서비스일지 몰라도, 받는 사람을 생각하면 돈이 아까운 건 아니지만 배달 과정에 대한 신뢰가 백 퍼센트 생기지는 않았다.
실제 받아본 꽃다발의 상태와 퀵의 한계
결국 집 근처 꽃집에 전화해서 당일 퀵을 요청했다. 약속한 시간에 꽃이 도착하긴 했다. 다행히 꽃다발의 형태는 유지되어 있었는데, 포장지 겉면에 퀵 서비스 송장이 붙어 있는 걸 보니 왠지 모르게 조금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 꽃이라는 게 주는 사람의 정성이 직접 전달되는 게 매력인데, 기사님께 덜렁 건네받은 꽃다발을 다시 지인에게 건넬 생각을 하니 말이다. 그래도 꽃 상태는 생각보다 싱싱했다. 물 처리를 꼼꼼하게 해주셔서 그런지 꽃잎이 축 처진 곳은 없었다. 다만, 퀵 비용 때문에 꽃 구성이 사진에서 봤던 것보다 조금 빈약하게 느껴진 건 기분 탓이었을까.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 꽃 선물
결과적으로 선물은 잘 전달했고 지인도 좋아했다. 하지만 내가 직접 가서 고르고 가져오는 과정이 생략되니, 뭔가 중요한 절차를 건너뛴 것 같은 찜찜함이 남았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또 생기면 아마 다시 퀵 배달을 이용하긴 할 것이다. 시간은 돈으로 사는 거라는 말이 맞긴 하니까. 그렇지만 매번 이렇게 앱이나 전화로만 꽃을 해결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유난을 떠는 건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이번에 쓴 돈을 생각하면 다음번에는 조금 더 여유를 두고 직접 꽃집에 가서 사는 게 마음은 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번 꽃 퀵 배달은 나에게 나름대로는 도전적인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