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한 꽃바구니 색상이 생각과 다르게 나왔을 때 들었던 복잡한 생각들

예약한 꽃바구니 색상이 생각과 다르게 나왔을 때 들었던 복잡한 생각들

40대 생일에 어울리는 꽃선물을 고민하며 비교했던 다른 선택지들

친한 언니의 마흔 번째 생일이 다가오면서 뭘 선물해야 할지 꽤 오래 고민을 했다. 40대여자생일선물추천 같은 걸 네이버나 인스타그램에 검색해 보면 죄다 비싼 화장품이나 브랜드 스카프, 아니면 아예 백화점 골드나 주얼리 브랜드 같은 것들만 수두룩하게 나왔다. 심지어 2부다이아목걸이 같은 것도 언뜻 눈에 띄었는데, 아무리 친한 지인 사이라고 해도 생일에 덥석 안겨주기에는 가격대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렇다고 평소에 자주 주고받던 핸드크림이나 스타벅스 모바일 상품권을 툭 던지기에는, 그래도 앞자리가 바뀌는 중요한 생일인데 성의가 너무 없어 보였다. 예전에 다른 친구생일선물추천 글에서 봤던 고급 식기 세트나 수제 와인도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닌데, 그 언니가 최근에 이사를 준비하면서 살림살이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는 말을 했던 게 퍼뜩 기억났다. 결국 집 안에 무겁게 남는 물건보다는 차라리 하루 이틀 기분을 낼 수 있는 화사한 꽃선물이 낫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매번 결혼기념일1주년이나 부모님 어버이날 때 대충 동네 꽃집에 들러 사던 것과는 좀 다르게, 이번에는 조금 더 세련되고 신경 쓴 티가 팍팍 나는 꽃바구니를 해주고 싶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일반적인 장미 꽃다발보다는 수입 꽃들이 불규칙하게 믹스된 꽃바구니가 훨씬 고급스러워 보였고, 요즘에는 퇴사선물이나 장모님생신선물로도 자주 쓰인다고 하길래 대세에 따르기로 결정했다.

상수역 골목에 있는 라포레 플라워 매장을 찾아갔던 복잡한 과정

그렇게 며칠 동안 인스타그램이랑 블로그를 뒤져가며 마음에 드는 스타일의 꽃집을 수소문했다. 너무 뻔한 빨간 장미나 안개꽃 말고, 약간 톤다운된 피치 톤이나 퍼플 톤이 섞인 내추럴한 유러피안 스타일을 원했다. 그러다 찾은 곳이 마포구에 있는 ‘라포레 플라워디자인’이라는 1인 꽃집이었다. 위치를 확인해 보니 서울 마포구 상수역 4번 출구에서 나와 주택가 골목 안쪽으로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하는 곳에 있었다. 초행길이라 스마트폰 지도 앱을 보면서 찾아가는데도 골목길이 워낙 좁고 복잡해서 입구를 찾느라 조금 헤맸다. 간판도 조그맣게 영어로만 붙어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 딱 좋은 외관이었다. 요즘 유행하는 소규모 감성 꽃집들은 왜 이렇게 찾기 힘들게 꼭꼭 숨어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며칠 전에 미리 전화로 날짜와 시간을 정해 예약해 둔 상태였고, 가격은 수입 꽃이 믹스된 미디엄 사이즈 바구니 기준으로 8만 5천원이라고 사전에 안내를 받았다. 보통 여친생일선물이나 와이프선물용으로 10만원대 이상도 많이 주문한다고 사장님이 은근히 다른 크기를 권유하셨지만, 내 예산 안에서는 8만 원대가 한계여서 그냥 처음 마음먹은 대로 진행해 달라고 단호하게 말씀드렸다.

당일 예약 시간에 맞춰 갔지만 꽃바구니가 완성되지 않아 대기했던 순간

예약 당일, 약속된 픽업 시간인 오후 3시에 정확히 맞춰서 매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가니 사장님이 당황한 기색으로 나를 맞이하셨다. 알고 보니 내 앞 타임에 들어온 급한 퇴사선물용 꽃다발 단체 주문 건이 있어서, 내가 주문한 꽃바구니의 마무리 작업을 아직 다 끝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좁은 매장 안은 잘려 나간 꽃대와 바스락거리는 포장지로 엉망이었고, 앉아서 기다릴 만한 마땅한 의자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나는 꽃 향기가 진하게 진동하는 좁은 매장 한구석에 서서 사장님이 바쁘게 가위질을 하시는 모습을 멀뚱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금방 끝난다고 하셨던 작업은 생각보다 길어져서 결국 30분을 매장 구석에서 서서 대기하게 되었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헐레벌떡 뛰어왔던 내 노력이 왠지 모르게 헛수고가 된 것 같았고, 다리도 슬슬 아파지기 시작하면서 속으로 ‘그냥 조금 더 큰 대형 꽃집이나 역에서 가까운 꽃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슬그머니 밀려왔다. 센스있는선물을 준비하려다가 픽업하는 단계에서부터 진을 다 빼버리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완성된 꽃바구니의 구성이 당초 생각했던 배색과 달랐던 부분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완성된 꽃바구니를 건네받았을 때, 솔직히 내 첫 느낌은 100% 만족스럽지 않았다. 내가 예약할 때 카카오톡으로 보냈던 예시 사진은 전체적으로 은은한 살구색과 화이트가 섞인 차분하고 앤티크한 톤이었는데, 내 눈앞에 있는 실물 바구니는 생각보다 진한 핑크색과 보라색 꽃들이 너무 튀어 보였다. 사장님 설명으로는 당일 오전 꽃시장에 들어온 수입 카네이션이랑 리시안셔스의 상태에 따라 가장 싱싱하고 풍성한 것으로 배색을 조합하다 보니 약간의 변형이 생겼다고 하셨다. 생화라는 제품 특성상 매번 완벽하게 똑같을 수는 없다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8만 5천원이라는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마음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카네이션 비중이 너무 크다 보니 어쩐지 어버이날이나 장모님생신선물 같은 뻔한 느낌이 짙게 나는 것 같기도 해서, 40대 여자 생일선물추천 아이템으로 이게 정말 최선이었는지 스스로 계속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다 만들어진 바구니를 이제 와서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약속 장소로 향하는 내내 꽃바구니가 흔들리거나 다른 사람 가방에 부딪혀 꽃잎이 떨어질까 봐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8만 5천원짜리 꽃선물을 직접 전달하고 나서 들었던 복잡한 생각들

약속 장소인 레스토랑에 도착해서 드디어 언니를 만나 꽃바구니를 품에 안겨주었다. 다행히도 내 걱정과는 달리 언니는 꽃을 보자마자 너무 예쁘다며 크게 기뻐해 주었다. 식당 테이블 중앙에 꽃바구니를 올려두니 확실히 밋밋했던 분위기가 금방 살아나긴 했다. 언니는 사진도 여러 장 찍고, 은은한 꽃향기가 너무 좋다고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그 모습을 보니 그제야 예약 시간에 늦어져 매장에서 서서 기다렸던 고생이나 색감이 마음에 들지 않아 속상했던 마음이 조금은 사그라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멍하니 창밖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꽃은 결국 일주일 남짓 지나면 시들어 쓰레기통으로 갈 텐데, 그 비용에 조금 더 보태서 차라리 실용적인 뷰티 디바이스나 브랜드 립스틱을 선물하는 게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센스있는선물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뒤늦은 미련이었다. 게다가 그 커다란 꽃바구니를 들고 지옥철을 타고 집까지 돌아갔을 언니의 수고를 생각하니, 선물을 해주고도 마음 한구석이 왠지 모르게 개운하지 않았다. 결국 선물이란 주는 사람의 자기만족도 중요하지만 받는 사람의 사후 보관과 이동 과정까지 전부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일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